남양주 서호미술관이 일러스트레이션 분야를 회화적, 조형적 관점으로 새롭게 해석한 ‘일러스트 다시보다 III-일기장에 쓴 얼굴’展을 진행하고 있다.
총 3개의 시리즈로 선보인 이번 전시는 상업적 의미전달 내지는 삽화로서의 기능에 충실했던 일러스트레이션이 독립적인 예술작품으로의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앞서 첫 번째 전시에서는 ‘종이 밖으로’ 라는 부제로 종이나 캔버스와 같은 평면이 아닌 나무, 점토, 천, 유리 등의 기타 재료를 활용한 새로운 소재의 일러스트 작품 및 드로잉을 소개했다.
전시에는 지속적인 탐구를 통해, 정형화된 표현방식이나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오브제를 이용해 새로운 작업을 시도하는 작가들이 참여, 일러스트 장르가 앞으로 보다 더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두 번째 전시는 ‘일러스트 피규어’ 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를 부제로 삼았다. 일러스트 피규어는 입체조각에 사실적이거나 상징적인, 그리고 만화적인 표현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담아내는 것을 말한다. 일러스트화된 형상 작업을 통해 담아지는 내용은 작가적인 상상력을 통해 변형되거나 과장되며, 이질적인 이미지들이 조합되기도 한다. 전시에서는 젊은 조각가들의 다듬어지지는 않았으나 신선한, 실험적인 작품을 여럿 접할 수 있었다.
이번 시리즈의 마지막 장인 이번 전시는 마치 일기장에 쓰여진 내면의 마음을 읽는 것처럼, 희노애락의 솔직한 표정이 그려진 얼굴들로부터 작가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 전초롱作 '프리다칼로'(왼쪽), 소윤경作 'combination'
기괴하게 변형된 얼굴을 통해 인간관계에서의 기억의 누적을 표현한 박혜미, 소외되고 상처받은 존재들이 공존해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을 보여주는 소윤경, ‘사회적 가면을 착용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나’ 와 ‘개인으로서의 나’ 사이에서 겪는 혼란을 묘사한 유경옥, 세상의 다양한 표정들, 그 순간을 붙잡고 영원히 박제하고자 하는 전초롱,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 되는 찰나의 행복한 표정들을 도자기에 포착한 정도영,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이며 캔버스 안에 작품으로 승화시킨 파랑 등 6인의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서호미술관 관계자는 “작가들의 거침없는 표현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 버린 현대인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